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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체온


  선다 싱이라는 사람이 네팔 지방의 한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방향이 같음을

확인한 그들은 동행자가 되었습니다. 살을 에이는 추위와 거친 눈보라를 맞으며

주택가를 찾기 위해 계속 발길을 움직였지만 주거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얼마쯤 걷다

보니 웬 노인 한 사람이 눈 위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선다 싱은 동행자에게 "우리 이

사람을 같이 데리고 갑시다. 그냥 두면 죽을 것입니다." 하고 제의했습니다. 그러자

동행자는 버럭 화를 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우리도 죽을지 모르는 판국에 저런

노인네까지 끌고 가면 우리 모두 다 죽게 될 것입니댜."


사실이긴 했지만 선다 싱은 불쌍한 노인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노인을 업고 눈보라속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가버린 동행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인을 등에 업은 선다 싱은 갈수록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참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선다 싱의 몸은 점점 땀으로 젖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선다 싱의 몸에서 나오는 더운 열기는 등에 업힌 노인의 의식을

회복시켰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선다 싱의 눈에 마을 입구에 한 사내가 꽁꽁 언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시체를 살펴본 그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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